[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쉬었음 청년" 우린 쉰 적 없는데요?
  • 등록일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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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우린 쉰 적 없는데요?

입대 빼면 "인턴·자격증 준비" 휴학 최다… 취업준비 "쉬었음" 청년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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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하는 청년 ⓒ ChatGPT AI


대학생 최모(24)씨는 대학교 3학년을 마친 뒤 휴학 후 23살에 정부 부처 홍보 분야 인턴으로 근무했고 퇴근 후에는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며 학기 중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최씨는 "휴학을 했지만 대외 활동이나 인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라며 "휴학 후에 여행도 가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경력을 쌓기 위해 인턴 근무를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휴학", "쉬었음 청년" 등 청년들이 학업과 구직을 멈추고 휴식하는 것을 뜻하는 사회적 용어들은 당국의 청년 지원 정책 발표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정작 청년이 쉴 '틈'은 사라지고 있다.


대학생 양모(24)씨 역시 최씨와 비슷한 상황. 양씨는 3학년을 마치고 23세에 휴학, 1년간 방송사 작가로 일했다. 건강이 악화하고 "밤낮이 바뀔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라는 그는 추가적인 대외 활동과 인턴 경험을 쌓고자 휴학을 1년 더 연장했다. 방송국 취업 준비를 위해서다. 양씨는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늘 불안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학"이 청년들의 도약을 위한 휴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지는 오래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 공백 기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휴학은 시간 낭비"라는 스테레오타입에 젖은 시선도 존재한다. 실제로 최씨는 휴학을 결심했을 때 가족으로부터 "시간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말을 듣기도 했다.


구직 시장에서도 이런 휴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확인된다. 졸업생 송모(28)씨는 재학 시절 군 휴학 이후 학술제 준비와 다음 해 총학생회 준비를 위해 반학기 휴학을 했다. 이 기간 자격증 취득이나 인턴 대신 교내 활동에 집중한 것이다. 학부 내에서 팀을 구성, 진행하는 학술제에서 공연팀 부팀장을 맡아 무대 기획과 리허설, 촬영 등을 총괄하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음해 총학생회 체육국장 출마를 준비하며 교직원들과 소통하고 교내 스포츠대회 운영 계획을 짜며 학기를 보냈다.


그러나 졸업 후 기업 면접에서 해당 휴학 기간 자격증이나 인턴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시간을 버린 셈"이라는 평가를 받고 당황했다. 학술제와 총학생회 활동을 통해 리더십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기업은 전혀 인정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학 중 "휴학"도 청년들이 수업을 받지 않고 '진짜로' 쉬는 시간을 뜻하는 것은 아닌 현실이 되었지만 졸업 후에도 이런 상황은 반복된다. "쉬었음 청년"은 실제 기업에 이력서 제출, 면접 참여 등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 발표에서 '애용'되는 단어이다. 그러나, 구직서를 안 내는 청년들이 말 그대로 쉬는 것은 아니다. 취업 준비를 위해 자격증 취득이나 인턴 경험 등 스펙을 쌓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재학 중 '휴학'도 어찌 보면 가급적 졸업 직후에 바로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휴학은 군 휴학이 약 50%, 인턴이나 자격증 준비 등을 위한 휴학이 약 20%, 건강 및 아르바이트 10%, 경제적 이유 5%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학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취업 준비 과정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연구'에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이 2015년 39만 명에서 2024년 59만 명으로 늘어난 것도 말 그대로 청년들의 '쉼'이 늘어났다기보다 청년들의 취업 준비 외 기간이 늘어난 현실이 반영돼 있다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쉬었음 청년"은 일종의 착시 현상을 부추기는 단어인 셈이다.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인식한 듯, 정부도 이 단어가 무기력 및 게으름처럼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낙인 효과를 줄이기 위해 '준비중 청년', '숨고르기 청년'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용어가 어떻게 바뀌든 청년들이 도약과 충전을 위한 진짜 '쉼'은 점점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보경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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