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지하철 이용 불편 신고해도 안내 방송만 하고 끝
  • 등록일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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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이용 불편 신고해도 안내 방송만 하고 끝

민원 접수 번호도 열차마다 제각각… "사람 직접 특정해 주의 주기 어렵고 인력도 부족"


평소 전철을 자주 이용하는 A씨는 등산객으로 보이는 60대 초반의 일행이 옆이나 맞은편에 앉거나 선 채로 수다를 떨며 큰소리로 소음을 내는 것이 견디기 힘들어 바로 그 자리에서 문자로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객실 내에서 대화하실 때는 작은 목소리로 하여 타인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는 삼가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 것에 그쳤고 방송이 나오는 중에도 그 후에도 일행의 소란행위는 그칠 줄을 몰랐다. 다시 민원을 넣었으나 '현재 불편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같은 방식의 안내방송 대응만 반복되었고 결국 일행이 하차 후에야 소음이 사라졌다.


지하철로 학교를 오가는 B씨는 객차 내에서 껌을 뱉는 행위를 목격하고 민원을 제기했지만,역시 이런 행위를 삼가달라는 안내 방송만 나왔을 뿐 객실 바닥의 껌은 흉물스럽게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통계에 따르면 연간 지하철 이용은 서울에서만 연인원 24억 명이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민원만 해도 지난 2023년 기준 114만여 건에 달한다. 이중 열차 내 질서 저해나 이용 예절에 대한 것만 해도 6만 7282건이다.


이런 대규모 이용과 그에 따른 민원이 상당한 규모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에 비해 시설 담당기관의 민원 대응 체계와 활동은 너무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이나 전철 이용시 민원이 발생할 경우, 서울교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또타지하철' 어플이나 본인의 핸드폰으로 문자를 넣는 방법이 있다.


소음과 같은 단순 민원 사안이 발생하면 "문자를 통해 민원을 받은 이후 기관사에게 전달되고 내용을 확인한 기관사가 안내방송을 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상주하는 승무원이 있는 기차와 달리 지하철은 상주 승무원이 없기 때문에 즉각 대응하지 못한다. "민원의 정도에 따라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음 역에서 지하철 보안관이 탑승해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이다.


공사 관계자는 민원 대응이 단순 안내 방송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대해 "대중교통이기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는 대상을 특정해 주의를 주기 쉽지 않으며, 인력 부족과도 연결된다"라고 말했다. 수십억 명에 달하는 연인원 이용이 이뤄지는 공공교통 시설인 만큼 전담 인력 보강 등 민원 대응 체계를 전문화하고 강화해야 함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민원 접수와 대응 기관이 일원화돼 있지 않고 분산된 것도 문제다. 현재 1-9호선은 서울교통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등은 코레일에서 관리하며 민원 접수는 호선에 따라 다른 번호로 접수 받고 있다. 1-8호선은 '1577-1234', 9호선은 '1544-4009',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분당선은 '1544-7769'으로 제각각이다. 이용자로서는 전철을 갈아탈 때마다 해당 민원 접수 번호를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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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중앙선 객실 내. 배경 바탕에 작은 글씨로 ‘1544-7769’번의 민원 접수 번호가 적혀 있으나 알아보기 힘들다. ⓒ <사진=고서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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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 객실 내에 적힌 고객센터 번호가 글씨가 작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사진=고서연 대학생기자>


민원이 발생하면 민원을 넣기도 간단치 않다. 현재 전철 민원 처리 방식은 주로 문자 접수로 이루어진다. 문자를 보내기 위해서는 타고 있는 열차의 번호와 칸 번호, 호선, 방향을 알고 있어야 하며, 호선의 맞는 전화 번호를 찾아 민원 내용을 적어 전송해야 한다. 이처럼 민원을 넣기 위해 여러 정보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과정은 이용자들에게 불편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이용자의 경우 민원 제기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해 마련된 민원 제도가 그 시스템 및 이용자 접근성 강화, 시민 홍보 등을 통해 "형식적 대응"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고서연 대학생 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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