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한림랩 뉴스룸] 조선의 '개벽' 꿈꿨던 언론인을 추모하다, '2026 차상찬 문화주간' 성료
  • 등록일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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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개벽' 꿈꿨던 언론인을 추모하다, '2026 차상찬 문화주간' 성료

[청오 차상찬 서거 제80주기] 어린이행진과 추모제, 이야기 길 걷기... 차상찬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모였던 세 번의 기록


기자

잡지언론의 선구자이자 일제에 정론직필로 맞섰던 독립운동가 청오 차상찬(1888년~1946년). 그의 서거 제80주기를 추모한 '2026 차상찬 문화주간' 현장에 직접 다녀와봤다.


"어린이가 행복한 춘천"으로 한 발짝, '2026 어린이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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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어린이행진' 참여자들의 단체사진 ⓒ 최민수


따사로운 햇빛이 쏟아지던 지난 1일 오후 1시, '2026 차상찬 문화 주간'의 첫 번째 행사인 '2026 어린이행진'이 진행됐다. 이번 어린이행진은 어린이를 나라의 미래이자 소중한 존재로 여겼던 청오 차상찬 선생이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1922년 5월 1일을 최초의 어린이날로 정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사단법인 차상찬기념사업회가 주관 및 주최하고, 강원특별자치도와 춘천시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가 행복한 춘천!'이라는 주제 아래 수많은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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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민예술학교 뮤지컬반 어린이들이 축하공연 ‘독립의 빛’을 펼치고 있다. ⓒ 최민수


행진이 시작되기 전, 참여자들은 춘천시 풍물시장 잔디광장에 모여 축하공연을 펼쳤다. 주인공은 단연 어린이들이었다. 춘천시민예술학교 어린이들은 뮤지컬 '독립의 빛'으로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연합 어린이합창단은 어린이 행진곡 '청오의 꿈, 우리들의 날개'를 부르며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세상을 꿈꿨던 차상찬 선생의 의지를 당찬 선율로 표현해냈다. 이어 대표로 무대에 선 김서준 어린이와 김가희 어린이는 104년 전에 발표된 '어린이 선언문'을 낭독하며 "어린이를 거짓말로 속이지 말아주세요"라는 진실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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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시장 잔디공원에서 출발해 공지천 조각공원으로 걸어가고 있는 '2026 어린이행진' 참여자들 ⓒ 최민수


약 30분간의 축하공연이 종료된 후, 본격적인 어린이행진이 시작됐다. 어린이들과 보호자들은 각양각색의 깃발과 현수막을 든 채로 잔디광장을 나섰다. 참여자들은 '배움은 가볍게, 순간은 즐겁게'와 '어린이가 행복한 춘천', 'Less 학업부담, More 아동건강'과 같은 문구를 휘날리며 춘천 도심을 가로질렀다. 이날 행진은 풍물시장에서 출발해 호반교를 건너 차상찬 동상이 위치한 공지천 조각공원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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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천 조각공원의 차상찬 동상 부근에서 놀이마당이 진행되고 있다. ⓒ 최민수


참가자들이 공지천 조각공원에 도착하자 어린이 놀이마당이 시작됐다. 행사장에는 '책갈피 만들기'와 '새활용 집게판 만들기' 같은 제작형 부스부터 '비눗방울 방울방울'과 '병뚜껑으로 놀자!'와 같은 놀이형 부스까지 다채로운 체험이 준비됐다. 특히 '마루랑 도전 99초!' 부스에는 단체로 참여하는 협동 프로그램이 준비돼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며, 한림성심대학교 재학생들이 심폐소생술을 체험하는 '빠담빠담 CPR' 부스를 운영하는 등 청년층의 참여도 있었다.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놀이마당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종료됐다.


개벽 강제 폐간 100주년 기념한 '청오 차상찬 선생 제80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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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오 차상찬 선생 제80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내외빈들의 단체사진 ⓒ 최민수


어린이행진으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던 지난 8일 오전 10시, 춘천시 공지천 조각공원의 차상찬 동상 부근에서 '2026 차상찬 문화 주간'의 두 번째 행사인 '청오 차상찬 선생 제80주기 추모제'가 거행됐다. 이번 추모제는 ▲개회식 ▲묵념 및 헌화 ▲추모사 ▲도서 봉정 및 추모글 낭독 ▲어린이 합창곡 헌정 순으로 진행됐다. 유독 세찬 바람이 불었던 이날 추모제 현장에는 정현숙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허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현준태 춘천시 부시장, 김진호 춘천시의회 의장,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회장, 박종훈 춘천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차상찬 선생의 뜻을 이어나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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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청오 차상찬 선생 제80주기 추모제'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최민수


개회사를 맡은 정현숙 이사장은 "올해는 청오 차상찬 선생의 서거 80주년인 동시에 잡지 '개벽'이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된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일제의 무자비한 검열에도 차상찬 선생은 '개벽'을 포기하지 않은 채 기사를 쓰며 맞서 싸웠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회상했다. 이어 정 이사장은 "오늘은 언론인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글을 썼던 차상찬의 정신과,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를 사랑했던 그의 마음을 되새기고 이어가려는 자리"라며 추모제의 의미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차상찬 선생은 자신의 고향인 춘천을 굉장히 사랑해서, 글을 쓸 때도 항상 춘천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며 "이제는 우리 춘천이 차상찬 선생을 자랑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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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오 차상찬 선생 제80주기 추모제'의 참석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 최민수


개회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고인에 대한 묵념을 통해 차상찬의 뜻을 기렸다. 이어 차상찬 선생의 유족 대표로 차기훈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가 헌화를 진행했으며, 홍순우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가 도서 '차상찬현대문선집2-자미있는 이야기는 어떠한가'와 '글로 나라를 지킨 독립운동가 차상찬'를 봉정했다. 또한, 송병숙 춘천문인협회 회장은 차상찬 선생이 쓴 '수춘만평'을 실감나는 목소리로 낭독하며, 일본의 모순적인 행동을 풍자했던 차상찬 선생의 문장을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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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찬 제80주기 추모제'에서 봄내초등학교 강찬 어린이가 '어린이 차상찬'을 연기하고 있다. ⓒ 최민수


이어 이번 추모제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 펼쳐졌다. 바로 '어린이 차상찬'의 등장이다. 어린이 차상찬 역할을 맡은 봄내초등학교 5학년 강찬 어린이는 "오늘 여기, 나 차상찬의 마음을 이어가기 위해 춘천 사람들이 모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웃음을 잃지 말고 늘 당당하게, 힘차게!"라고 외치며 추모제의 신선한 의미를 더했다. 직후 추모식 현장에는 어린이 행진곡 '청오의 꿈, 우리들의 날개'가 재생됐다.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글을 썼던 차상찬 선생의 제80주기 추모제는 어린이들의 밝고 힘찬 노랫소리가 울려퍼지며 마무리됐다.



'이야기 길 걷기', 차상찬의 고향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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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길 걷기'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 최민수


추모제 다음날인 9일 오전 10시, 청오 차상찬의 이야기 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춘천시 공지천 조각공원에 모였다. 이날은 초여름에 가까운 더운 날씨였음에도 50여 명의 사람들이 이야기 길 걷기에 참가했다. 윤석황 KBS춘천방송총국 아나운서도 이에 동행했다. 이날은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는 노성호 한림대학교 교수가 진행을 주관했으며,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이 자문으로 참여해 주요 장소에서 해설을 겸했다. 이야기 길 걷기 참가자들은 차상찬 동상 앞에서 출발해 봉황대길과 강창골길을 넘어 산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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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길 걷기'의 참가자들이 강창골 언덕에서 내려와 차상찬의 고향인 자라우마을로 걸어가고 있다. ⓒ 최민수


이야기 길을 1시간 정도 걸은 후, 참가자들은 산 속에 위치한 강창골 언덕에 도착해 단체사진을 찍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강창골 언덕에서는 차상찬 선생의 손자인 차기훈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가 차상찬 선생의 묘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박찬국 강남동 주민자치 행정부과장은 '차상찬 황토길'의 조성 소식을 공개하기도 했다. 설명이 끝난 후 재개된 이야기 길 행렬은 언덕에서 내려와 자라우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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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호 한림대학교 교수가 자라우마을에서 차상찬의 유년 시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민수


오전 11시 40분, 참가자들은 차상찬 선생의 고향인 자라우마을에 도착했다. 노성호 교수는 "옛날 마을 근처 저수지에 자라를 닮은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를 자라바위라고 불렀다"며 자라우마을의 어원을 설명했다. 이어 노 교수는 "차상찬 선생은 유학의 전통이 깊은 연안 차씨 집성촌이었던 자라우마을에서 나고 자랐다"며 "이후 차상찬은 서울의 보성중학교에 입학했고, 시간이 지나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잡지언론인으로 거듭났다"고 차상찬 선생의 인생을 소개했다. 끝으로 노 교수와 참가자들은 차상찬 선생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서 마무리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차상찬 선생이 태어났던 그 자리에서 '2026 차상찬 문화주간'은 막을 내렸다.


덧붙이는 글 | 최민수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www.hallymmedia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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